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제 곧 다가옵니다. 시험을 맞아 긴장한 학생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담은 선물을 주는 풍경들이 눈에 띄곤 하는데요.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받는 선물 중 첫번째를 꼽자면 아마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엿과 찹쌀떡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시험을 앞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먹을 것을 선물해주는 문화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걸까요? 우리나라와 비슷한 입시 제도를 가진 일본, 중국에서도 이렇게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의미의 음식을 판매한답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합격기원 음식들, 무엇이 있을까?
▒ 엿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가장 전통적이고도 널리 알려진 음식인 엿. 끈적끈적한 엿의 식감을 이용해 '떨어지지 않고 한번에 철썩 붙으라'는 의미로 주고받는다고 알고 있는데요. 사실 이것 말고도 숨은 의미가 하나 더 있답니다. 예로부터 엿은 합격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아 왔는데요. 지금은 시험과 관련해 합격의 소원을 빌지만 이전에는 다양한 꿈을 담아 소원을 비는 음식이었답니다. 그 이유는 '엿'이라는 이름 자체에 담겨 있죠.
엿이라는 글자는 한자로 飴(이)라고 쓰는데요. 풀어서 보면 먹을 식(食)변에 기쁠 태(台) 자로 이뤄져 있습니다. 여기에서 태(台)자는 사(厶)자와 입 구(口)자로 구성되어 있죠. 이는 마치 입을 삼각형 모양으로 벌리며 웃고 기뻐한다는 뜻으로, 엿은 먹으면 입을 방긋거리고 웃을 수 있는 좋은 음식이라는 의미가 된답니다. 지금 통용되는 의미와 같이 시험에 철썩 붙으라는 것과 함께 합격의 기쁨을 만끽하며 활짝 웃으라는 속 뜻도 있는 것입니다.
▒ 찹쌀떡
끈적한 엿처럼 찹쌀떡 역시나 쉽게 시험에 붙으라는 의미의 선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 찹쌀떡의 유래는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전통 떡인 모찌(もち)에서 건너온 것이랍니다. 모찌(もち)는 일본어로 '떡'을 의미하는 말이고 우리나라처럼 시험합격을 빌면서 먹는 찹쌀떡은 다이후쿠 모찌(だいふくも)라고 하는데요. 한자로 풀어서 쓰면 대복병(大福餠), 큰 복을 받는 떡이라는 의미로 먹고 큰 복을 받아 합격의 기쁨을 누리라는 뜻을 담아 일본에서 역시 수험생에게 주는 선물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죠. 이러한 풍속이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시험날 찹쌀떡을 선물하는 풍속이 생긴 것이랍니다.
▒ 초콜릿
이 밖에도 수험생들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인기있는 또다른 음식은 바로 초콜릿이죠. 엿이나 찹쌀떡을 선물하는 것과 같이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당분으로 인해 단기간에 체력을 보충할 수 있으며 집중력 상승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많이 선물하고는 하는데요. 어린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엿이나 찹쌀떡보다 더 인기있어 각종 제과점에서는 수험생을 위한 선물용 초콜릿을 따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죠.
이렇게 수험생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것은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에도 존재한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 다른 일본, 중국의 합격기원 음식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드릴게요.
일본과 중국의 수험생들을 위한 합격기원 음식들
▒ 돈까스
일본에서는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돈가스를 먹는 풍습이 있는데요. 그 이유는 포크 커틀릿의 일본식 이름인 '돈가스'에 있답니다. 돼지고기를 뜻하는 '돈'에 커틀릿(Cutlet)의 일본식 발음인 '가스'를 합쳐 만든 이름인 돈가스. 이 '가스'라는 발음은 승리한다는 뜻의 승(勝)의 일본식 발음인 '가츠'와 유사합니다. 이 때문에 시험에서 승리한다 즉, 합격한다는 의미를 담아 돈가스를 먹는 것이랍니다.
▒ 킷캣 초콜릿
수험생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죠? 일본에서 역시 수험생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초콜릿을 선물하는데요 특이하게도 그냥 초콜릿이 아닌 '킷캣'을 선물한답니다. キットカットできっと勝つ(킷토캇토데킷토카츠), '킷캣으로 반드시 합격한다' 라는 뜻의 말장난에 합격을 바라는 의미를 담은 킷캣 초콜릿은 일본의 수험 시즌과 맞물려 특별한 패키지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는데요. 보통은 핑크색 포장지와 함께 きっと、サクラサクよ(반드시 벚꽃이 필거야)라는 문구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이는 시험에 합격해 다음에는 벚꽃이 만개한 캠퍼스를 거닐 수 있을 거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 쫑즈
입시의 열기가 대단한 또 다른 나라 중국. 중국의 대표적인 합격 기원 음식은 대나무잎에 싼 떡, 쫑즈(粽子, Zhongzi)입니다. 원래 쫑즈는 단오절에 먹는 전통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역시 일본의 킷캣이나 돈가스와 마찬가지로 이름을 이용한 말장난에 의미를 담아 수험생들이 먹기 시작했는데요. 쫑즈의 '쫑(粽, Zhong)'과 가운데를 의미하는 중(中, Zhong)의 중국어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에 '정확히 과녁을 맞추다' 혹은 '성취하다'라는 의미를 담아 시험 전 합격을 기원하며 먹는 것이랍니다.
이렇게 살펴보니 세 나라의 합격기원 음식 모두가 이름의 발음이나 특성을 이용한 장난으로 시작한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단순한 장난으로 시작한 선물들이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모습들이 신기하기도 하구요.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선물을 주는 풍습이 하나의 문화가 되었는데요. 각종 제과점이나 식품 기업에서는 아예 수험생에게 주는 선물세트나 스페셜패키지를 만들어 판매해 보다 간편하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기도 했답니다.
포크나 도끼 등 시험합격을 바라는 또 다른 선물들을 함께 포장하기도 하고 겉에 합격을 기원하는 문구를 쓸 수 있게 만드는 등 형태도 매우 다양한데요. 예쁜 선물에 보다 간편하게 마음을 담아 선물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진심을 담은 정성이겠죠? 이제 정말 얼마남지 않은 수능, 모든 수험생 여러분들이 노력한 만큼의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길 서울푸드에서도 응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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